"얼떨떨 합니다."
전국 '착한임대료 운동' 붐을 만든 달이야기 카페 '김부영 대표'의 인터뷰 멘트다.
처음에는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 몰랐다며, 자신도 10여 년 동안 임대료를 내왔던 자영업자로서 작은 아이디어를 던졌을 뿐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주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김 대표의 말에 의하면 설 명절 직후부터 외국인 및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명절 전에 비해 60% 줄었다고 한다.
한 SNS에 글을 올린 전주 한옥마을 숙소 운영자 A씨는 "두 달 동안 영업매출이 30밖에 안된다. 월세는 230인데 이 돈을 내려면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이다. 현재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충당하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지옥'과 다름 없는 상황이라고 표현한 A씨의 SNS 글만 보아도 코로나19가 휩쓴 자영업 현장은 초토화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김부영 대표가 참여하는 세입자, 건물주, 전주시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큰 도움이 되진 못하더라도 자영업자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한다. 이어 14명 정도가 뜻을 모아 석달 정도 현재 임대료에서 최소 10%를 낮추기로 했다.
본인은 현재 세입자에게 받는 임대료의 20% 수준을 인하, 월세 약 30만원을 한시적으로 줄였다. 이런 움직임은 모임에 참여한 타 건물주들의 참여를 이끌었고, 차츰 운동으로 확산됐다. 객리단길과 역전앞, 구도심 등에 있는 건물주 분들도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 2월 14일에는 전주시와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자영업자를 위해 상가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의 상생협력 선언식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건물주들의 자발적 상가 임대료 인하 운동이 전통시장, 구도심, 대학가 등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전주시와 시민들께 박수를 보낸다"고 적었다.
이 운동은 전주에 그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됐다. 현재도 전국 대학가와 번화가, 주요 도심에서 진행중이다. 박원순 시장이 시작한 '연예인 착함 임대료 릴레이 캠페인'도 전주에서 시작된 불씨가 발단이다.
착한 임대료 캠페인을 시작한 전주 건물주 14명 중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사회적 편견 때문이 아닐까 짐작한다. '조물주 위의 건물주'라 불릴 정도로 한국에서의 '건물주'는 양극화를 대표하는 의미로 통용된다. 어렵게 자신을 언론에 공개한 김부영 대표는 지난 10여 년 동안 본인도 세입 자영업자였고, 현재도 자영업자로서 코로나19의 충격을 체감한다고 말한다.
김부영 대표의 실천은 '착한 임대료 운동의 전국 확산' 이라는 나비 효과와 '건물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깰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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