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을 머리에 붓고 3명을 주목하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며 종료됐다. 2014년에 시작해 몇 년에 걸쳐 세계로 전파됐고, 참여자들 덕에 루게릭병도 알려지고 기부금도 많이 쌓였다 (지난 9월까지 2600억을 모으고 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방법까지 찾게 됐다.)
캠페인은 2014년 6월 미국 프로골퍼 크리스 케네디가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는 같은 해 8월 대학 야구 선수 출신인 피트 프레이츠 때문이다. 그는 2012년 3월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투병 생활을 했다.
물을 뒤집어 쓰는 행위의 유행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미국 동북부에서 찬물에 입수하기가 유행했고, 이를 계기로 찬물을 뒤집어 쓰는 행위가 시작됐다. 뉴질랜드에서는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암학회 모금 캠페인을 벌인 적도 있다. 2014년 6월 찰스 케네디가 골프채널에서 찬물 붓기 도전을 시작했고, 이를 보고 루게릭병을 앓고 있던 팻 퀸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영상을 페북에 올렸다. 이를 본 피트 프레이츠는 이 영상을 트위터로 전파하면서 본격적인 확산이 시작됐다.
찰스 케네디가 친구에게 ' 얼음을 머리에 부으면 내가 원하는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대답했고, 그는 그의 사촌이 루게릭 질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ALS(루게릭병협회)를 선택했다.
확산의 기류는 기존 유행의 편승으로 순조로웠다. 유행은 저항감이 없는 상태라는 걸 의미한다. 여기에 셀럽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역대급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선수 줄리안 에델만 (Julian Edelman)을 포함한 보스턴 전역의 선수들에게 퍼졌다. 이어 팀 통료인 톰 브레디(Tom Brady)를 지명했으며, 다음으로 그의 모델 아내 지젤 번천(Giselle Bundchen)과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에게 퍼졌다.
여기에서 본격적인 폭발이 시작됐다.
번천은 미국 보그 편집자 안나 윈투어, 사진 작가 마리오 테스 티노, 팝스타 샤키라에게 도전을 던졌다. 팀버레이크 또한 도전에 참여한 최초의 유명인 중 한 명으로 더 많은 셀럽의 참여를 낳았다. 여기에 스스로 도전하는 경우도 생겼다. 영화배우 리즈위더스푼은 루게릭병을 진단을받은 친구(Nanci)를 위해 챌린지를 시작했다.
2018년에는 가수 션에 의해 우리나라로도 번졌다. 션이 루게릭 요양병원 설립 모금을 위해 시작했는데, 역시 유명 셀럽들을 거쳐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이어졌다. 이때부터 온갖 챌린지 열풍이 시작됐다. 한때 릴레이 캠페인으로 기획되던 프로그램들이 '챌린지'로 둔갑해 그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션은 승일희망재단의 공동대표로서 전 농구선수이자 코치였던 박승일씨와 함께 루게릭 요양병원을 위한 부지 매입을 자축했다. 션은 다니엘헤니, 박보검, 배우 최수영을 다음 도전자로 지목했고 수영은 서현-동현배-권혁수를 지목했다.
캠페인을 시작했던 션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내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대한 심정을 밝힌 적이 있다. 당시(2014년) 미국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로 1000억 규모의 모금을 달성했지만 우리나라는 1/10 수준도 되지 못했다. 국내 챌린지가 어느순간 유명인들의 재미용 퍼포먼스, 네트웍 과시용 등으로 변질됐다며 아쉬워 했다. 어떤 챌린저는 버킷 챌린지의 취지도 이해못하고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민들이 어느순간 외면하거나 곱지 않게 봤던 이유로 보인다. 캠페인이 루게릭병이라는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많은 기여했지만 국내 모금이 저조했던 결과는 자세히 살펴봐야할 일이다.
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5011696025113
최근 미디어로 자주 접하게 되는 챌린지 중 '코로나19 스테이스트롱' 캠페인이 눈이 띈다. 외교부가 시작해 3명씩 추천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주최자가 캠페인 로고를 만들었는데 그 안에 들어갈 슬로건을 챌린지 참여자가 만들어 넣고 기념 사진을 찍는다.
여기에 '다 함께 코로나19를 건강하게 극복하자'는 심플한 캠페인 메시지를 담았다. 남다른 네트웍을 활용해 참여자들도 정치인, 교수, 고위 공직자 등 다양하다. 지금도 참여자들의 사진이 언론을 통해 매일 수준으로 올라온다.
www.mdon.co.kr/mobile/article.html?no=30626
캠페인의 지속력과 간단한 메시지가 좋다. 하지만 이 캠페인 역시 가수 션이 겪었던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면 대안이 필요하다. 코로나19를 더 잘 극복하자는 메시지가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고 있다면 다행. 그러나 캠페인 이후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언론 기사량과 유명인이 판넬들고 찍은 사진의 수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도 릴레이식 챌린지 캠페인이 많다. 확산되거나 수명이 길면 성공했다는 만족감을 갖기 쉽다. 하지만 그 과정에 캠페인의 진짜 대상은 어디에 있으며 그들에게 어떤 변화를 남겼는지를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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